[인공지능 칼럼⓼] AI가 만들어가는 양성평등 사회
2022. 11.24(목) 01:30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바둑 스승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주종민(공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교사/칼럼니스트)
[스쿨iTV] 우리나라 최고 바둑고수하면 조훈현, 이창호, 오승환 등이 떠오른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남자라는 점이다. 그동안 바둑계에서는 여성의 실력이 남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바둑 기사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신의 묘수는 도제식으로 사사받아야 했기 때문에 여성 바둑 기사들이 좋은 수를 알기에 불리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이러한 고정관념이 타파되고 있다.

11월 4일에 개최된 2022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준결승에서 최정 9단 프로바둑 기사가 여성 최초로 세계 주요 바둑 대회의 결승에 오른 것이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 대결을 벌여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대 1로 승리하였다. 이후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알파고는 아마 수천 배 똑똑해졌을 것이다.

이렇게 발달한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그동안 묘수라고 불리는 정석들이 하나둘씩 잘못된 수로 판별나기 시작했다.

어쩌면 현재 인정받는 최고의 실력자들도 이제는 인공지능과의 대국에서 단 한판도 승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여성 바둑기사들은 더 이상 남성 실력자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인공지능 스승에게 바둑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게 되었다.

비용은 좀 들겠지만 성별에 따른 제약 없이 최고수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바둑을 배울 수 있어 이제 더 이상 프로바둑 세계는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유리천장 지수는 OECD 하위권 수준이다. [사진=픽사베이]

매년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가 있다. 유리천장은 어떤 조직에서 여성의 승진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이는 직장 내 여성의 차별 수준을 반영한 지수이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에 상장된 회사의 60퍼센트 이상에서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과 비교하면 1/5 수준에 불가하여 우리나라는 아직 양성평등하지 못한 편이다. 더군다나 9년 연속 유리천장 지수가 가장 낮은 현실이다.

과거 여성의 학업과 취업 기회가 제한적이었을 때는 전문직에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여성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자 국어, 수학, 과학 분야의 주요 교과 부분에서 여성의 학력 수준이 남성을 앞질렀고 전문직에 진출하는 여성 비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유리천장 지수에서 보듯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기회가 일부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바둑 대국 외에 여러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 여성의 기회가 더욱 늘어나 유리천장 지수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편향성으로 인한 자체적 양성평등 저해 요소도 해결해야한다. 빅데이터 입력 단계에서 각계 전문가 집단의 필터링을 통해 투입되는 자료의 윤리성에도 신경써야할 것이다.
장준덕 기자 hyun@schoo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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