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iTV] 단순히 현실을 가상세계로 복제해 놓은 것을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 가상공간 안에 실제 존재하는 유명한 건물이나 장소 등을 가상세계 플랫폼 안에 구축해 놓은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메타버스 기술이 추구하는 이념이 담겨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타버스의 메타가 초월을 의미하듯이 메타버스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고 할 수 있는 일에서 더 나아가 초연결, 초실감, 초지능적 기술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이런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타커머스라고 생각한다. 메타커머스는 메타버스와 커머스의 합성어로 엘지의 계열사인 엘지씨엔에스에서 메타버스를 상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여타 메타버스로부터 구별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이다.

이와 관련해 엘지씨엔에스에서는 세미나 룸, 쇼룸,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 메타버스타운을 오픈하기도 했다. 세미나 룸에서는 아바타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얼굴을 보며 화상으로 컨퍼런스를 진행할 수 있다. 쇼룸에서는 디지털 전환 사업 사례들을 볼 수 있고, 라운지에서는 디지털 전환 퀴즈를 풀거나 엘지씨엔에스의 전문가를 확인하는 등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메타커머스는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첫 번째는 가상세계 안에서 아이템을 사고파는 행위이다. 예전에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이용해 BGM이나 스킨 등을 거래한 것이 그 예이다. 두 번째는 가상 세계에서 결제한 물건을 현실 세계에서 받는 경우이다.

도미노피자에서는 2020년 페이코인이라는 가상화폐로 피자 가격을 결제할 경우 50퍼센트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메타버스 유형 중 증강현실 기술 앱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구매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이케아나 한샘에서는 가구 구매자들에게 증강현실로 가구를 임시로 배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현명한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에서도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뷰티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네 번째로는 기존에 구축돼 있는 제페토, 로블록스나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그 안에 브랜드를 홍보하는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이 있다.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맵을 구현해 마켓팅을 하고 있고 세븐일레븐이나 CU와 같은 편의점 업계들도 가상공간에 입점해 각종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기술 수준 때문에 메타커머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현재 메타커머스로 구현되고 있는 커머스 환경에서는 구매자가 시각과 청각 정보에만 의존해 제품 정보를 얻는데 제약이 따른다.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따라 맛을 알아야 하는 경우가 있든지, 어떤 향기가 나는지, 어떤 감촉인지를 알아야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처음 온라인 쇼핑이 세상에 나왔을 때 느꼈을 어색함과 신기함을 생각해보자. 물건 파는 곳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사야 믿을 수가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쇼핑으로 마트 장을 보는 것이 직접 가서 사는 것보다 할인쿠폰 덕분에 더 저렴하기까지 하여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겨 이용하고 있다.

뇌 과학 연구의 발달로 오감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분명 올 것이다. 아마 내 모습과 1:1로 대응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구현된 클론 아바타가 메타버스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쇼핑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장준덕 기자 hyun@school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