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혹독한 지난 겨울이었다. 우리 지역에는 모처럼 내렸던 눈이 아직도 그늘진 모퉁이에 잔설로 남아 첫 눈 내리던 날의 설레임을 추억하게 한다. 유례없는 추위로 해수 온도마저 떨어뜨려 양식장 물고기까지 폐사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지만 소한 추위도 대한 동장군도 다 넘긴 우리 앞에 2월이 열렸다.

훈풍이 앞산을 넘어오는 기척과 함께 방학을 끝낸 학생들의 발걸음이 닫혔던 교문을 열었다. 역시 학교에는 쉴 새 없이 들리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있어야 비로소 학교답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가족 여러분, 겨울방학을 잘 보내셨는지요?
방학 때만이라도 선생님이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으면 좋을 것을 현실은 그마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주5일수업제로 짧아진 방학 동안에도 제자의 안부를 걱정하고 연수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 연찬을 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안타까웠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를 경험한다. 개인이 아닌 우리로 어울리는 과정에서 질서와 배려가 꼭 필요함을 배우는 일은 지식의 습득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교육의 방향이다.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 인성의 기본은 질서와 배려로 시작된다. 내가 지키는 작은 규칙에서부터 시작하는 질서는 곧 친절이라는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로 표현된다.

이제는 더 이상 적어도 교육을 통해 익힌 생활 습관이 어떤 경우에도 잊혀지지 않도록 가정과 사회가 함께 지켜주기를 당부 드린다. 학생들은 우리의 내일이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곧 우리의 미래이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누구나 하게 되는 각오와 결심이 방학동안 잊었던 기억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리라 기대한다.

2013년 2월
경상남도교육감 고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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