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3일 교육부 차관에 나승일 서울대 교수(전 인수위 교육‧과학전문위원)를 임명했다. 교육문화수석과 교육부 장관이 행정관료 출신인데 이어 나 신임 차관의 경우도 비록 중등 교사 경험은 있지만 유‧초‧중등 교육을 충분히 이해하기에는 짧은 경력이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한국교육의 방향타를 결정할 주요 요직이 모두 유‧초‧중등 현장교육 무경험자로 임명된 점에 대해 ‘현장성’에 대한 일선의 우려가 많음을 지적한다. 물론 풍부한 행정 경험과 추진력, 조율 능력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교육과 학교 현장의 특수성을 이해하며 교육 본질 회복 정책을 펴고, 난마처럼 얽힌 학교 현장의 문제를 풀어내려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심한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서남수 교육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한국교총이 무엇보다 ‘현장 중시’ 정책기조를 주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교육 현실과 현장 여건을 무시한 졸속 정책으로 지난 정부에서 학교는 끊임없는 갈등과 논란의 소용돌이 속을 헤맨 바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이 점에서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현장 중심’ 직제 개편을 단행하면서 교육경험과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전문직을 확대 보임함으로써 ‘현장성’을 보완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유‧초‧중등 교육을 관장하며 교원정책, 교육과정, 장학‧편수, 인성교육, 진로교육 등을 주무하기 위해 부활하는 ‘교육정책실’과 학교정책국, 창의인재정책관, 지방교육지원국, 평생직업교육국 등에는 반드시 실‧국장을 전문직으로 발탁, 보임해 일반직 중심의 교육행정 관행을 탈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직제 개편 시, 교원단체 업무를 관장하는 별도의 부서(팀)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 정부 교과부 체제에서는 ‘교원단체협력팀’을 두고 교원 처우 개선과 단체교섭, 교원단체와의 협력 증진 등 막중한 업무를 관할했다.

그 중요성은 ‘행복교육’의 실현을 교원의 적극적인 동참과 사기 진작을 통해 견인해야 할 새 정부에도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을 기해 교원, 교원단체와의 ‘파트너십’을 보다 견고히 하려면 이를 전담할 교원단체 협력 부서(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박근혜 정부는 교육 핵심국정과제에서 ‘학교교육 정상화’와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등을 통해 ‘교육입국’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논리, 경제논리에 함몰된 교육과 학교 현장의 혼란을 조속히 추스르고,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본질 회복의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뎌야 한다.

그 첫 실천의지로 교육부는 학교 교육경험이 풍부하고 행정 능력을 갖춘 유능한 전문직을 발탁, 적재재소에 배치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새 정부 교육부로 재탄생한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人事가 萬事’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편집팀 han@school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