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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청람중, ‘코리아에서 코리아 학생이 쓴 손 편지가 왔어요!’

2021. 01.25(월) 17:28
[스쿨iTV] 지난 1월 12일 필리핀 빈민촌 빠야따스에서 강진 청람중학교로 손 편지가 도착했다. 작년 12월 초에 청람중학교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학생들은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은 구호물품 4박스를 배편으로 보냈다. 청람중학교 국제교류 동아리 <빠야따스>가 그동안 모은 안 입는 옷, 문구류, 신발 등을 모은 것이다.

작년 11월 한 달 동안 모은 수백 벌의 옷 이외에도 박스 안에 빠야따스 지역 아이들의 이름이 써진 봉투가 있었고 그 안에는 청람중학교 학생들이 쓴 손 편지와 각각의 작은 선물이 들어있었다.

자기 이름 앞으로 온 손 편지를 받아본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코리아에서 코리아 학생이 쓴 손 편지가 왔어요!’라고 외쳤다.

손 편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필리핀에서 한국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이고, 한국어는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편지를 읽고 또 읽었고 시키지도 않아도 답장을 썼다고 한다.

빠야따스는 <희망>이란 뜻으로,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옮겨진 쓰레기로 만들어진 필리핀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다.

도교육청 온라인 국제교류사업인 사업에 동참해, 교내 동아리를 만들고, 사진 전시회, 포스터 제작, 구호품 모으기, 일대일 편지쓰기 등을 실시했다.

이 활동들은 주로 영어시간에 빠야따스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됐다. 스티커 투표를 통해 학생들은 안 입는 옷이나 신발, 생리대, 장난감 등 기부물품 모으기와 손 편지 쓰기를 하기로 했다.

동아리에서 기부물품 걷기를 담당하고, 영어시간에는 손 편지를 썼다. 강진에서 필리핀까지 가는 상당한 금액의 택배비는 도교육청에서 특별지원해주기로 했다.

일 년 내내 명절이 없는 필리핀은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축제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이때를 가장 기다린다. 이 연휴는 신정 연휴부터 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현재 필리핀은 긴 연휴 기간 가족 모임 이후 매일 2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빈민촌인 빠야따스는 아예 코로나 검사조차 안 되고 있다고 한다.

강진에서 출발한 구호품 박스는 이 주 후 선박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전에 필리핀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크리스마스를 지나 필리핀 빠야따스에 도착했다.

기부물품과 손 편지 이외에도 총 84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이 중에서 24만원은 라면, 생리대 등 생필품을 구입했고, 나머지 60만원은 송금했다.

기부금과 선물 박스를 받은 빠야따스의 선교사 최성욱 목사는 ”코로나로 이후 올해는 한국에서 오던 기부물품도 끊기고, 기부금도 끊어졌다.

올해는 빠야따스에 일 년에 한 번씩 주는 선물을 못 주는 줄 알았는데 강진의 한 중학교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이 왔다.”하며 감격해했다.

최성욱 목사는 올해 12년째 필리핀의 가장 극심한 빈민촌인 빠야따스와 톤도에서 <희망의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필리핀이 확진자가 늘어나자 가족은 한국으로 보내고 혼자 남아 두 군데 학교를 지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은희 선생님은 ”자신이 아끼던 옷을 들고 온 학생들, 택배로 보내 온 학부모님들, 안 신는 신발을 빨아오고, 생리대를 사오는 동료들, 학교에서 기른 달걀을 판 돈을 아낌없이 내놓은 선생님, 또 한국을 떠나기 전 자신의 옷을 모두 기부한 원어민 교사 등 프로젝트를 마칠 때까지 감동의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동아리회장 성은우 학생은 ”영어시간에 그곳 아이들에게 손 편지를 쓰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어요. 우리가 준비한 선물을 보고 아이들이 기뻐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청람 중학교 동아리 학생들과 빠야따스 아이들은 라고 새긴 면 티를 서로 공유하고 일대일 친구를 맺었다. 면 티에 새긴 글자는 영어와 한글을 함께 새겨 넣었다. 같은 면 티를 입고 찍은 사진을 교환하며 두 나라 아이들은 하나가 됐다.

청람중학교는 관계, 공감, 자연, 생태적 삶에 대한 교육이 핵심가치이다. 코로나는 이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됐으며, 지구촌은 이어져 있음을 알게 했다. 청람의 아이들은 빠야따스 수업을 하면서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인간 존엄과 기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빠야따스 편지는 SNS로 청람중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졌고,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가 생겨 두 나라 아이들의 설레는 마음은 똑같다. 코로나도 이들의 우정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한구 hyun@schoo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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